축복받은 분만의 경험을 공유하는 곳입니다. 글쓰기는 회원만 가능하오니 로그인후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설하네(새싹이) 출산기^^
- 작성자열린가족조산원
- 등록일2018-01-29 19:28:33
- 조회수922
2017. 8.5~8.20 태명,새싹이( 여아 )
예정일을 2주 앞두던 날,, 그전날 까지만 해도 친구들을 집에 불러 놀고 저녁에는 시누이 내외와 외식하며 평범한 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날 새벽 생리통처럼 배가 아파 일어나 보니 이슬이 보였다. 그 전주에도 비슷한 증상이 있었는데 더 기다리던 터라 진짜 이슬인지 아닌지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그뒤로 아랫배 통증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면서 엄청난 배변활동을 하였다. 출산전에 자연스럽게 관장이 된다고 들었던 터라 " 진짜 새싹이를 만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반복되는 통증을 진통 어플로 체크하기 시작했다. 10~8분 간격으로 1분 정도의 진통이 있을때 남편을 깨웠다. 그때가 새벽 6시...진통이란게 생각했던거랑 달랐다.
자다 아프기를 반복하길 3시간후.....
조산원에 전화해서 나의 증상을 말씀드리니 한번 와보라고 하셨다.
나는 혹시 모를 출산을 대비해 샤워를 하고 집안 살림을 챙겼던거 같다.
조산원에 도착했을때 통증이 심각하진 않았는데 원장님께서 내진해 보시더니 3cm가 열렸다고 하셨다. 그때, "아 진짜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다렸던 순간이지만 두려운 마음도 함께 들었다. 방에 들어가 남편과 파도같은 진통을 맞이하는 동안 조산원 거실에서는 출산 교실이 한창이었다. 진통이 조금씩 줄어야 하는데 나의 진통 간격은 10분, 7분, 5분 다시 10분.. 선생님이 이슬이 어떻게 나오냐해서 코물에 피섞여 나오는거 같다하니 진행이 빨리 되는 징조라고 하셨다. 원장님도 아기 머리 위치 등을 살피시더니 진통만 잘오면 금방 나올거라 하셔서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폭풍 진통이 몰려오면 두려움이 마음을 덮었다.
시간이 가면서 진통의 강도가 세지고 진통이 오고가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그런데 신기하게 눈물을 흘릴수록 용기가 생겼다. 평소에 걱정많고 근심 많던 나의 자아들이 눈물과 함께 나를 떠나가는것 같았다. 그러다 오후 4시즘 진통과 함께 항문 쪽으로 힘이 들어갔다. 선생님이 보시더니 9cm가 열렸다며 이제 힘주라고 해서 힘을 주니 항문에 수박이 걸려 있는 느낌이었다.
6초 동안 힘주기, 소리내지 않기, 얼굴이 아닌 항문쪽에 힘주기...너무 어려웠는데 원장선생님이 엉덩이 부터 다리까지 손으로 슥슥 쓸어주셨다. 아주 부드럽고 따뜻한 손길이었는데.." 이게 나한텐 무통주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진통하면서 "선생님 아기는 물속에서 낳고 싶어요" 하니까.. "그런 얘기을 했던가요? 하시면서 급히 물을 받아주셨다. 원래 오늘 막달 상담시간에 말씀드리려 했는데..미쳐 못했었다...남편과 물속에 들어가니 통증이 좀 나아졌다.
하지만 분만을 위한 엄청난 진통이 시작되었고 나는 정말 아기를 낳을수 있을까?..하는 나 자신에게 의문이 들었다. (책을 보며 나는 스스로 출산할 능력이 있고 아기도 스스로 나올 힘이 있다고 확신했는데..막상 진통 앞에선 모든게 문이 들었던 연약한 나의 멘탈~ㅋㅋ) 그런 나의 의문에 선생님들의 격려가..."잘하고 있다..아기 머리가 보인다..조금만 더해보자.."
한마디 한마디 건내 주시는 위로 덕분에 마음을 다잡고 힘을 주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기 머리가 내손으로 만져졌다. 아직 양수가 터지지 않아 맨들맨들 했던 새싹이의 머리.." 아 진짜 내뱃속에 사람이 있었구나." 당연한 그사실이 실감이 나면서 힘을 더 내게 되었다.
머리가 더 나오면서 정말 찢어질듯한 고통을 경험했는데 그때 남편이 새싹이의 머리가 보인다고 하였다. 빨리 아이가 보고 싶은 마음, 고통을 어서 끝내고 싶은 마음이 뒤엉켜 있는 힘껏 힘을 주었고 새싹이가 내배위에 올라와 있었다.
나도 모르게 울컥 하고 "내딸 너무 예쁘다" 라는 말이 나왔다. 신기하고 감격스러웠다. 아기의 태맥이 끊어질때까지 그 작은 몸을 어루 만지며 어쩔줄 몰라했다. 시간이 오후 5시47분..진통중에 선생님이 아기낳고 저녁먹자고 하셨는데 농담인줄 알았는데 진짜였다니....그렇게 저녁까지 먹고 새싹이를 보며 남편과 나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날밤은 평생 잊지 못할것 같다.
그날이후 2주간 조산원 생활은 우리 부부가 부모가 되는 첫단추를 잘 끼게 해준 시간이었다. 내가 모유수유르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덕분에 그 흔한 유두균열 한번 없이 젖몸살 한번 없이 되었다. 아직 배우고 익혀야 할것이 산더미 지만 지금까지 배우고 익힌 것을 자산 삼아 잘 할수 있을것 같다..ㅋㅋ
15일 장기 투숙객 저희 가족에게 베풀어 주신 배려와 사랑에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어디서도 누릴수 없는 것들을 누리며 새싹이도 저희 부부도 쑥쑥 자라서 나갑니다.
새싹이 잘 키울게요! 둘째 낳으려 올때까지 모두들 건강히 계세요^^
감사합니다..